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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11

[NEWS] [25.02.11] 전쟁도 세월도 못 막은 사랑, 뮤지컬 ‘천국의 눈물’







            
LED패널 등 무대연출 굿
진부한 스토리 보완 필요
브래드 리틀 연기 환상적

[이브닝신문/OSEN=오현주 기자] “하루하루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았다” 지금 어느날 오페라 ‘마지막 황후’가 펼쳐지는 극장. 배우 대기실에 중년의 한국남자가 프리마돈나를 찾아온다. 그의 손엔 반으로 찢어진 낡은 사진이 한 장 들려 있다. 잠시 후 남자는 그 사진 속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내 말이 들리나요” 1967년 베트남.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운이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돈과 권력이 모이는 클럽에는 불 꺼질 날이 없다. 이곳에 여가수 ‘린’이 있다. 그를 본 한국병사 ‘준’은 한눈에 사랑에 빠진다. 브로드웨이 입성을 노리며 현지 제작진을 대거 영입해 야심차게 꾸린 창작 대작 뮤지컬 ‘천국의 눈물’이 큰 기대를 업고 막을 올렸다. 
  
캄캄한 무대 한가운데 커다란 블랙홀이 만들어졌다. 희미한 실루엣으로 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마치 장난감 병정들처럼 블랙홀 속으로 군인들이 빨려 들어간다. 그들 중 준이 있다. 남겨진 연인에게 보내는 혼신을 다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그는 전장을 암시하는 블랙홀로 몸을 던진다. 


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자신의 전부를 걸고 사랑에 평생을 바친 한 남자의 일대기를 그린다. 참혹한 전쟁 중에도 포기할 수 없는 운명 같은 사랑이야기다. 파병된 한국병사와 베트남 여가수, 미국 장교가 삼각구도를 이뤄 20년이란 세월을 사이에 두고 어긋나온 그들의 가여운 사랑을 말하고 노래한다. 


하지만 작품의 강점은 스토리보다는 무대연출에 있다. LED 패널과 영상을 사용해 극적인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약간의 경사로 기울인 무대를 이층으로 나눠, 복잡한 상황을 한 프레임에 들어오게 하는 탁월한 감각을 드러낸다. 결국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를 위한 수식으로 사용하자고 했던 이 장치들은 여기저기서 빈틈을 보인 드라마를 넘어서 버렸다. 


보지 않아도 본 듯한 이야기 구조가 약점이다. 그럼에도 설득력이 부족한 이야기를 꾸려가기 위해 일어날 만한 요소를 전부 끌어내 보여주려다 보니 극이 늘어지고 사족이 쌓이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덕분에 친절한 뮤지컬이 됐지만 많이 떼어내야 살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세계 4대 뮤지컬 안에 드는, 동일한 배경을 다룬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수시로 비교되는 것도 작품으로선 질곡이다. 


브로드웨이가 인정하는 세계 정상급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을 그레이슨 대령으로 무대에 세운 건 큰 성과로 꼽힌다. 폭발적 힘이 실린 노래와 감정선이 살아있는 연기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서정적인 멜로디의 뮤지컬넘버들도 놓칠 수 없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등으로 국내 팬을 확보하고 있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작품이다. 


‘준’ 역에 그룹 JYJ의 김준수와 배우 정상윤, 전동석이 트리플캐스팅 됐다. ‘린’ 역은 배우 윤공주와 여성듀오
다비치의 이해리가 번갈아 연기한다.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내달 19일까지 볼 수 있다. 

euanoh@ieve.kr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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